기본소득당 오준호/오준호의 일상 32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직장내 괴롭힘 방치법'이 되지 않도록

위험한 순간에 처했을 때 119에 전화하듯,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을 당할 때 누구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사단법인 직장갑질119 입니다. 24시간동안 불이 꺼지지 않는 응급실처럼, 갑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연락에 불철주야 대응하고 계신 박점규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2년 사이 1만 1600명의 노동자가 직장내괴롭힘을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검찰로 송치된 사건은 전체 신고 건수에 1%도 안 되는 106건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용기를 내어 어렵게 신고를 해도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처우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보복 갑질 역시 검찰에 기소된 건수는 15건에 불과합니다. 날이 갈수록 신고는 늘어나는데, 왜 기소는 더 적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 노동부와 검찰..

‘이런 것도 해도 되나’ 싶은 것도 다 한다는 철수마켓에 의뢰를 해보았습니다.

‘이런 것도 해도 되나’ 싶은 것도 다 한다는 철수마켓에 의뢰를 해보았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어떻게 응답할까요? **이렇게 의뢰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님, 안녕하세요. 기본소득당 대통령 후보 오준호입니다. 코로나 비극의 시대입니다. 안철수 후보님이 강조하는 의료현장의 비극뿐만이 아닙니다. 자영업자가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소득 절벽과 간병 무게에 짓눌린 이들이 가족의 죽음을 방치합니다. 학교가 아니면 돌봄 받을 곳 없는 어린이들이 밥을 굶습니다. 일상이 된 비극을 접하고서 '기본소득이 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 적 있으시죠? '어둠이 물러가서 해가 뜨는 것이 아니다. 해가 떠서 어둠이 물러나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수락연설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복지의 빈틈, 돌봄의 빈틈을 파고드는 불평등이 대한민..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함께 뛰고 있는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오늘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님과 LAB2050 이원재 대표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두 분 다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연구해오신 분들입니다. 평소 존경해왔던 두 분을 직접 뵙고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님께서는 토지세 기본소득이 가져올 세계사적 의미를 짚어주셨습니다.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 위기는 토지와 자연을 인간이 마음대로 사유화하면서 생긴 위기입니다. 토지세 기본소득이 지금 세계가 마주한 위기를 풀어낼 해답이 될 것이라는 소장님의 말씀에 저 역시 깊게 동의합니다. K-방역이 세계의 모범이 되었듯, K-기본소득으로 불평등 해소의 선례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LAB2050 이원재 대표님과의 대화에서는 “참성장 지표”에..

끝내 울게 만들고 마는 영화 <태일이>

페이스북으로 보기 전태일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가슴을 두드리는 바람에 결국 눈물이 나고 말았습니다. 부드럽고 담백한 작화가 큰 몫을 했습니다. 책으론 떠올리기 힘든 그 시절 모습, 특히 봉제공장 내부가 눈앞에 펼쳐져 더 몰입했네요. 태일이와 친구 영미는 평화시장 옥상에서 원단 부스러기를 하늘에 날립니다. 감옥 같은 공장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을 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부스러져가는 삶과 꿈을 뜻하는 것일까요. 장면의 여운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이 장면으로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전태일이 죽고 세월이 흘렀지만 노동자의 현실은 안 변했다, 이 말은 참 진부합니다. 하지만 그 진부함이 안타깝게도 진실입니다. 노동조건이 개선되고 임금 수준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노..

105m 높이 유니온 타워 아래 숨겨진 진실

오늘은 쓰레기의 마지막 처리 과정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오늘 방문한 하남 도시공사 하수처리시설 및 폐기물시설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쓰레기 처리를 지하화한 시설이라고 합니다. 안내를 해주신 소장님께서도 “주민들과 어울리는 친환경시설로 악취가 거의 없다”며 시설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지하화한 시설이 노동자에겐 얼마나 위험한지 현장을 둘러보며 알 수 있었습니다. 근사한 외관과 달리 지하의 시설은 어두컴컴했고 한 걸음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견학코스로 개방된 시설의 초입에만 들어갔는데도 역한 악취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는데요. 실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간은 5분만 있어도 악취가 온 몸에 밸 정도로 더욱 심각하다고 합니다. 처리시설을 지하화하며 환기가 어려워..

아기야, 과자 줄게 한번 웃어줄래?

모처럼 안산에서 용혜인 의원님과 아기 단이를 만났습니다. 같은 안산 주민이지만 저도 의원님도 서로 바빠 의원실 아니면 캠프에서 보곤 합니다. 토요일인 오늘, 인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감성 돋는 카페에서 몇몇 안산 당원들과 같이 만났습니다. 6개월 된 단이의 웃음에 바쁜 일정으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대선 후보가 처음이라 힘들지만, "육아할래, 대선 후보 할래"라고 물으면 대선 후보 한다고 하겠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워봐서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조금은 압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온전히 떠맡는 일, 한편으로 경이롭지만 한편으로 정말 외로운 헌신입니다. 단이의 엄마 아빠는 참 대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용 의원님은 의정활동까지 병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기가 제게 환히 웃어주는 장면을 ..

대통령이 되면, 모든 세월호 정보를 공개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종합 보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함께 했습니다. 7년간 세월호 소식에서 눈 돌리지 않았지만, 기본소득당 대선 후보로 그 자리에 가는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정치가 피해자의 고통을 달래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제 인생을 흔든 사건입니다. 당시 저는 4.16 작가기록단에 동참해 6개월간 세월호 재판을 방청하고 법정르포 를 썼습니다. 저는 이 기록을 위해 수첩 50여 권에 증언을 메모했고 공판조서 3만 쪽을 읽었습니다. 제 기록이 이후 진상조사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문장 하나하나 정확하게 쓰려 애썼습니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독립적 조사기구가 활동했고(선조위, 사참위) 검찰이 수사를 했습니다(특수단, 특검)..

오준호표 기본소득과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결정적 차이

오늘(9일) 진성준 국회의원실에서 주최한 “대동사회와 기본소득의 과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을 쓰신 최인숙 교수님과 함께 기본소득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과제를 논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과 오준호의 기본소득은 무엇이 다르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기본소득을 통한 대한민국 전환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이 저 오준호와 이재명 후보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을 지역화폐와 연동한 소비진작책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재명 후보의 제안처럼 '청년들이 과일 사먹을 수 있는 돈' 정도의 기본소득도 가능하긴 할 겁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의 의미를 단순히 '소비진작'에 가두는 것은 기본소득이 가진 전환적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에 불과합니..

참정권이 그렇듯, 기본소득도 모두의 권리입니다

이른 아침,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6차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용혜인 의원실 비서관으로 일하며 담당해서 준비해왔던 연구포럼인지라 애정을 갖고있어 오늘 저도 참석했습니다. 오늘은 오랫동안 기본소득 연구를 해오셨던 김교성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님께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긍정전략과 번혁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해주셨습니다. 특히 기본소득이 불평등한 한국사회 복지 시스템을 바꿀 강력한 대안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기본소득의 라이벌 정책으로 저소득층 선별지원을 강조하는 '최저소득 보장제'와 '안심소득제'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정책 모두 선별에서 비롯된 현 복지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소득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별해내는 것은..

삼국지 인물, 잘 모르는 윤석열말고 제게 묻는다면

며칠 전 윤석열 후보가 대학생들과 만나는데 "삼국지 인물 중 누굴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동문서답만 했다고 합니다. 나름 그 학생은 아버지세대인 윤 후보가 잘 답할 거라 여겨 던진 질문일 텐데요. 이 질문을 사람들에게 물으면 조조, 유비, 관우.. 라고 답할 겁니다. 저는 '장각'이라고 하겠습니다. 황건적의 난을 일으킨 인물이죠. 장각과 황건적을 부정적으로 그린 것은 삼국지(연의)가 기본적으로 보수귀족의 시각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한 왕조 말, 농민은 도탄에 빠졌습니다. 장각은 농민에게 의료를 베풀며 '태평도' 사상을 퍼트립니다. 태평도란 결국 평등하고 고통 없는 세상을 열자는 겁니다. 30만 농민을 규합해 봉건세력에게 봉기한 장각이야말로 진정 영웅이 아닐지요. 우리가 아는 조조, 유비, 손권, 동탁 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