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인권의 날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인류는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종식하고자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리고 1948년 오늘,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밝힙니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며, 존엄과 권리는 평등하다고 말입니다. 또한 인간은 누구든 차별받아서는 안 되며,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권선언 발표 73년, 인류는 시련을 헤치고 기본권을 실현해왔습니다.
그러나 인권선언의 어떤 조항은 아직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존엄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를 실현할 자격을 가진다.” 세계인권선언 제22조입니다. 세계가 어느 때보다 부유해진 현재,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는 보장되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불평등합니다.
<2022년 세계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산 76%를 소득 상위 10% 부자들이 차지하며, 소득 하위 50%가 가진 자산은 전체의 2%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은 더 놀랍습니다. 여러 서유럽 국가보다 더 부유해진 대한민국은, 서유럽 국가보다 훨씬 더 불평등합니다. 소득 상위 10%와 하위 50%의 격차가 프랑스는 7배, 영국은 9배인데 대한민국은 무려 14배입니다.
올해 5월에는 스물두 살 청년이 간병하던 아버지가 죽도록 방치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버지의 병원비 2천만 원 중 비급여 항목이 1,500만 원이었습니다. 쌀 사 먹을 돈도 없고, 월세가 밀리고 가스가 끊기자 청년은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나 청년만 유죄입니까. 선진국이라고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이 청년을 가난에 가둔 사회와 부실한 복지제도는 무죄입니까.
장례조차 못 치르는 무연고 사망, 나흘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 청년 고독사, 차별 때문에 삶을 개선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어 막다른 길을 택하는 성소수자. 세계인권선언은 왜 여기서 멈췄습니까. 누구나 평등하게 존엄하다는 인권선언의 문장은 왜 박제로 남아 있습니까.
물질이 빈곤한 것이 아닙니다. 부를 나누는 방식이 빈곤한 것입니다. 평등이 비상식입니까. 불평등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비상식입니다. 모두의 삶을 보장할 만큼 부는 충분합니다. 조건 없이, 심사 없이, 동등하게 나누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복지 사각지대를 없앱니다. 빈곤과 무능력의 낙인을 찍지 않습니다. 기본소득은 생계를 위해 고용주, 행정 관료 혹은 친족의 부당한 처우를 감내할 필요가 없게 해줍니다. 기본소득은 평등한 시민권이며, 가장 확실한 사회보장이고, 경제적 자립 수단입니다. 기본소득은 20세기 인권선언의 완성이자, 21세기 인권선언의 시작입니다.
국민 여러분, 73년 전에 나온 세계인권선언은 그 시대의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완전고용을 전제해 일자리와 노동을 분배의 중심에 두고, 사회보장은 노동으로 생활을 해결하지 못할 때에 필요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또한 비장애 성인 남녀가 혼인하여 자녀를 두는 가구가 표준이라고 전제합니다. 남성 생계부양자를 중심에 놓고 여성, 청소년, 장애인은 그에게 의존하는 존재로 여겨 소수자의 경제적 독립은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또한 세계인권선언은 생태환경의 오염과 기후위기의 도래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 오준호와 기본소득당은 변화한 시대에 필요한 인권 패러다임을 제안합니다. 국가는 국민이 노동에 의지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생계 수단을 제공해야 합니다. 완전고용을 전제하고 낙오자만 구제하는 선별적 사회보장제도는 혁신해야 합니다. 오늘날 기술 발전과 생산성 혁신은 그럴 수 있는 조건을 이뤘으며, 부를 소수가 차지하는 불평등만 해결하면 됩니다.
또한 국가는 국민이 어떤 삶의 방식이나 가족 형태를 택하든, 각자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경제적 자립을 보장해야 합니다. 혼인한 비장애 성인 남녀에 맞춘 각종 사회서비스는 재편되어야 마땅합니다. 또 국가는 성장의 한계를 깨닫고, 생태계와 공존하도록 경제와 사회를 전환해야 합니다. 덜 일 하고 덜 소비하고 덜 소유하면서도 모두 기본적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 기본소득 보장입니다. 저는 기본소득을 반드시 도입해 20세기 인권의 한계를 극복하고 21세기 인권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거대 양당 후보, 정의당 후보를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나아지겠구나 생각이 드십니까? 대한민국 진보의 미래가 보입니까?
아닐 것입니다. 거대 양당도, 정의당도 새 대한민국, 새로운 인권 시대의 과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어려움을 이리저리 땜질할 구상만 내놓고 있습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불평등을 끝낼 담대한 분배 계획이 필요합니다. 획기적인 분배만이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과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불평등 현실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 기본소득당 오준호는 국민 절대다수가 수혜자가 되도록 기본소득을 도입하고, 기본소득 목적세를 신설해 부를 재분배하겠습니다. 기본소득과 연동한 탄소세를 도입해 기업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를 해결하겠습니다. 저 오준호가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해결하겠습니다.
“신체 건강하면 일해서 먹고 살아라” “국가는 어려운 사람만 잘 골라 도와주면 된다.” “나이 차면 혼인해서 가족을 꾸려라.” 같은 생각은 낡은 상식입니다. 인공지능 시대, 기후위기 시대, 개인이 중심인 시대에 더 맞지 않습니다. 새로운 상식, 새로운 인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길을 가로막는 건 차별과 불평등의 벽입니다.
차별과 불평등의 벽을 깨고, 기본소득이라는 다리를 놓아 새로운 인권 시대를 열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본소득은 21세기 인권선언입니다. 함께 이 선언을 현실로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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