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오준호/오준호의 말

정부는 동자동 쪽방촌 공공개발 더 미루지 마십시오

기본소득당 오준호 2021. 11. 29. 14:34

오늘 아침 매번 서울역 올 때마다 먼발치에서 본 동자동 쪽방촌을 기본소득당 신지혜 상임대표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동자동 사랑방’과 ‘사랑방 마을 주민협동회’ 분들의 안내로 쪽방촌도 둘러보았습니다. 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는 방에 욕실 없는 곳이 다반사였습니다. 복도에 있는 공용화장실과 세면대는 한 사람 들어가기도 좁고, 허리를 펴지 못할 만큼 천장도 낮았습니다. 그나마 수리해서 쓸 만해졌다 하시며 보여준 화장실도 너무 열악해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 쪽방촌, 동자동 1000여 세대의 주거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이 열악한 쪽방들의 월세는 평균 25만 원, 주거급여가 오르면 월세도 오릅니다. 평당 가장 비싼 월세입니다. ‘죽기 전 욕실 있는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은 대한민국 부동산 불평등의 적나라한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2월 4일 국토교통부, 서울시장 권한대행, 용산구청장이 동자동 쪽방촌 공공개발 하겠다는 발표는 쪽방촌 주민의 뜨거운 희망이었습니다.


공공개발 반대하는 건물‧토지 소유주만 내걸었다는 빨간 깃발이 골목에 가득했습니다. ‘제2의 용산참사 각오하라’, ‘내가 죽거든 내 무덤 위에 공공주택 지어라’ 서슬 퍼런 현수막도 큰 돈 들여 답니다. 물이 새고, 똥물이 역류해도 집 좀 고쳐달라는 주민의 이야기는 무시하던 건물주들이 민간개발로 월세보다 더 큰 돈 벌겠다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 참담한 것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향한 ‘광기’에 국토부도 두 손을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공공개발을 염원한 주민 의사는 묵살하고, 민간개발 요구하는 소유주의 의견만 청취하겠답니다. 떠들썩하게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하겠다 발표해놓고,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미뤄 슬그머니 공공개발에서 발을 빼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화장실 있는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라고 말씀하신 주민은 얼마 전 돌아가셨답니다. 매년 30명 가까이 외롭고 쓸쓸한 삶의 마지막을 쪽방에서 마감하고 있습니다. 집다운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누려야 할 주거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주민들의 사연을 듣고도 어떻게 정부와 정치가 동자동 쪽방촌 공공개발을 미룰 수 있습니까.


“나라는 잘 산다고 하는데, 여전히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주민의 말을 들으니,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소수만 돈 잔치하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부동산 가치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꼭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주거불평등 걷어내고 주거정의, 주거권이 당연한 기본 원칙인 대한민국 꼭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