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0,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높은 강남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가장 싼 값으로 일하고 있는 경비 노동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어제 제가 찾아간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는 경비노동자들이 집단해고와 노조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이곳의 경비노동자들은 집단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새로운 경비용역업체 와이번스가 5년 이상 일했던 노동자들을 ‘면접 탈락’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고지했기 때문입니다. 그 배후에는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의도가 깔려있었습니다. 다행히 노조의 싸움으로 부당한 해고통보는 철회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자들은 노조와해와 고용불안의 위험에 시달리며 용역업체와 싸우고 있습니다.
경비노동자의 과로사와 갑질에 의한 자살 사건은 10여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저는 용혜인의원실에서 일하며 경비노동자 과로사 전수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현대아파트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그대로였고, 심지어 과로사로 돌아가신 분도 계셨습니다. 어제 만난 노동자들도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동권을 요구하고 계셨습니다.
경비노동자들이 집회를 하는 동안 불편을 느낀 입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어떤 입주민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더군요. 고작 15분의 ‘멈춤’에 이 비싸고 커다란 아파트가 멈춰버린 겁니다.
일부 입주민대표자와 용역업체는 경비노동자를 언제든 잘라낼 수 있는 ‘소모품’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경비 노동자 없이 아파트 공동체는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을 그들 역시 알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노동을 하는 경비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야 아파트 공동체의 질 역시 높아질 겁니다.
추운 날씨에도 힘차게 맞아주신 서울일반노조,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비노동자들께 감사와 연대를 전합니다. 약속드린 대로 우리 사회 가장 필요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이윤만 챙기는 용역업체를 통한 고용을 없애고, 직고용을 통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대선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끈질기게 대변해나가겠습니다. 주 4일 근무는커녕, 법정 휴식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비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습니다. 20억짜리 집에 사는 사람도, 월급 100만원 받는 사람도 다 같은 사람입니다.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나라, 기본소득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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