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오준호/오준호의 말

방송3사는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십시오

기본소득당 오준호 2022. 1. 25. 10:04

방송3사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만 초청해서 양자 토론회를 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보들끼리 합의해서 토론회를 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KBS나 MBC 같은 공영방송이 소수 정당의 목소리를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 보도한다는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선거 구도를 양자대결로 정리해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방송 3사는 지금껏 내내 소수 정당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하고 거대 양당 후보에만 보도를 집중해왔습니다. 이번 양자 토론회는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방송 3사는 전파를 공공의 이익에 따라 사용해야 할 공영방송의 책무를 내다버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얼마 전 최근까지 방송을 진행하던 유력방송 앵커들이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윤석열 캠프에는 언론인 출신만 70명이 넘고, 방송 3사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당수는 최근까지 현역이었던 사람입니다. 평소에 오랜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언론과 정치가 만수산 드렁칡처럼 들러붙어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실에 대해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자신도 토론에 끼워달라고 항의하는 것 이상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두 자리 지지율이 나오는 자신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이 양자토론을 하는 이유는 안철수를 두려워해 없애려는 술수라고 괴상한 주장까지 합니다.

심상정 후보는 법정토론회 기준을 근거로 본인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정토론회가 아닌데 법정토론회 기준을 강조하는 이유는, 정의당까지만 토론회에 넣어달라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진보정치의 소명을 강조하면서 같은 원내정당인 기본소득당, 원외 진보정당인 진보당, 또는 김동연 후보의 토론 참여는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정의당의 정의는 자신들이 위에 올라가면 사다리를 치우겠다는 것입니까?

진보를 표방하는 언론의 태도도 문제가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심상정, 안철수 후보까지 4자 토론으로 진행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왜 네 명만 참여하면 바람직하다는 건지, 저 오준호를 배제해도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소수 정당 후보들도 비전과 정책을 알릴 수 있도록 일정량 이상 보도 기회를 언론은 공평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그 방식은 최소 한 번 이상 후보 전원이 참가하는 다자 토론회, 주요 의제별로 몇몇 후보들이 모여 진행하는 의제 토론회, 후보별 정책 및 공약을 밝히는 개별 인터뷰와 개별 광고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지금처럼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유력 정당과 언론이 담합해 선거 구도를 정하는 방식을 멈춰야 합니다. 모든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일정량 이상 공평하게 보도하고 토론하도록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각 정당 후보들은 자신이 토론회에 나가면 그만이라는 태도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는 토론 방식과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입장을 내놓아야 합니다.

저 오준호와 기본소득당은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에서도 기본소득 대한민국의 비전을 가지고 국민 여러분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 해결의 비전 없이, 증세와 조세개혁 계획 없이 즉흥적 공약을 남발하는 거대 정당 후보들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제가 가진 대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언론을 향해 책무를 다하라고 질타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지 저를 위한 요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요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