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5월을 깨우다> 전시전을 관람했습니다. 이한열기념관이 매년 여는 기획전시전 주제가 올해는 30년 전 1991년 5월 항쟁의 ‘얼굴들’입니다. 장진석 학예사님과 이은영 사무국장님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의 책장을 들춰보았습니다.
승리한 집단 기억으로 남은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달리, 1991년 5월 항쟁의 의미는 제대로 정돈되지 못했습니다. 강경대 열사가 돌아가시고 많은 열사가 그 뒤를 따랐다고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몇 분을 제외하면 열사들의 이름도, 삶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별로 없습니다.
전시전은 강경대 열사를 포함해 1991년 5월과 6월에 분신, 의문사, 또는 국가폭력으로 돌아가신 열 한 분 열사를 미술로 표현했습니다. 새로 알게 된 분은 이정순 열사입니다. 열사는 1991년 5월 18일 강경대 열사의 장례행렬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나올 때 그 앞 철로에서 “군사독재 물러가라” 외치며 분신, 투신했습니다. 열사는 노동자였고 시인이었고 이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습니다.
열사들이 몸에 불을 붙여서라도 밀어내고 싶었던 그 시대의 어둠은 얼마나 절망적이었던 걸까요. 그 시대를 그들과 보내지 않은 저는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가 호흡하는 자유로운 공기는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을 생각합니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더 성숙하도록 제 몫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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